시바견새끼 '석열' 분양받습니다 (광고)
시바견새끼 '석열' 분양받습니다 (광고)
  • 이병국
  • 승인 2021.10.26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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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상열'은 이름이 너무 길어서...

개새끼를 키워볼까 해서 널리알림, 광고합니다. 개새끼에 관한 이야기이다보니 속된 표현이 가득합니다. 해량바랍니다.
이름을 먼저 딱 정했습니다. '석열'이라고. '석양에 열나다' 줄임입니다. 아스트라 제네카 백신을 맞고 돌아오는 길에 이름을 지었습니다. 백신 때문인지 별나라에 갈 뻔도 했습니다.
이름에 따옴표를 붙인 것은 특별한 개이기 때문입니다.
내개새끼, 내강아지.

처음에는 '찌바' '재재찌'나 '호로상열(相悅)'이라고 할까도 고심했습니다만 천박해 보이고, 공연히 천학비재가 들통나 까발려지면 부끄럽고, 북방 민족을 개무시한다는 등 논란이 생길까 개새끼 후보 이름에서 탈락시켰습니다.

개새끼를 키워야겠다고 마음먹으니, 어릴 적 기억이 되살아났습니다.
할머니는 방학 때 본가에 가면 "아이쿠, 우리 강아지 어서 오시개(게 ○, 개 X)" 하시면서 저를 안고 (마치 개처럼) 뽀뽀 세례를 퍼붓는 등 격하게 반겨주셨습니다. (개난리부르스라고나 할까)
저는 할머니가 하늘보다 더더, 땅보다 더더, 좋았습니다.
저를 개새끼라고 부르는 말씀에도 '토'를 달지 않을 만큼.
참고로 강아지는, '개'에 귀여운 것을 뜻하는 '아지'를 붙여서 개아지→강아지가 됐습니다. 어쨌든 그 본류는 개새끼입니다.
망아지(말새끼), 송아지(소새끼) 등등.

선배 생각도 납니다.
선배 새끼라느니, 후배 새끼라느니 하며 태격태격한 격의없는 선배였습니다.
선배나 나나 누군가로부터 태어난 새끼였음을 인정했기 때문에 새끼에 대한 이견은 없었습니다.
어떤 놈(者)은 빛에서 태어났다고도 하고, 알에서 태어났다고도 하는데('빛새끼'인가, '알새끼'인가), 선배와 나는 사람새끼였습니다.

선배는 '명박'이라는 개새끼와 공동주택(아파트)에서 동거(同居)했습니다.
어떤 노랫가사처럼 함께 자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생활(운동장 달리기 등) 했습니다.
공원에 나가서 경우없는 짓이라도 하면 "명박이, 이 개새끼야"라고 야단쳤습니다. '행인 1-2-3' 등등은 웃음을 참지 못한 듯 큭큭 지나갔습니다. '행인 4'는 "개새끼 이름이 참 멋지다"고도 했습니다. '명백한 것을 박박 우긴다'는 뜻인데.

나중에 '명박'개(중성화 수술해서 개애비인지 개애미인지 모르게 된, 참고로 개는 태어난 지 6개월이면 성견 대접을 받는답ㄷ니다)는 외출에서 돌아오면 곧바로 욕실로 들어가 손(앞발)을 욕조에 올려놓고 씻겨주기를 기다리는 등 애교 만점 '또또캐'(똑똑해) 였습니다. 이후 선배는 고인이 됐고, 의뭉스럽게 사료를 털어 먹기도 했다는 '명박'개는 소식이 끊겼습니다. 고견(故犬)이 됐나...

개새끼와 관련해서 몇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방송에서 얼핏 들었는데 사과를 먹는 개가 있다고 합니다.
'미친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라는 말은 들어봤고, 실제로 풀 뜯어 먹는 개새끼를 목도한 적은 있지만(그 개새끼가 미친 개새끼인지 아닌지는 개가 아닌 바에는 알 수 없었음), 개 사과는 금시초문입니다. 개가 사과를 먹는다면 어떻게 먹습니까. 처묵처묵합니까, 낼름낼름합니까. 성견만 사과를 먹습니까, 개새끼도 먹습니까. 국산 사과만 먹습니까, 인도나 미국 등 외산 사과도 먹습니까.
개 진화가 그 정도로 진척됐습니까. (과문해서 송구합니다. 그래도 종속과목강문개인가, 계인가 하는 건 압니다)

이름을 먼저 지은 '석열' 개새끼! 무료로 분양해 주실 분~!(공짜 좋아하면 대머리 된다는데 이미 머머리입니다)
견종은 원산지가 쪽바리국(일본)이라는 시바견이면 좋겠습니다. (시바견새끼 개좋아!)
성견은 구태에 물들어 한 쪽만 보는 고집불통, 흔한 표현으로 사시꼴통-꼰대가 됐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사양하겠습니다. 탄생하신지 2개월 쯤 된, 각종 예방접종이 완료된 개새끼만 받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