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공정하지도 않고 달라진 것도 없고"
"더 공정하지도 않고 달라진 것도 없고"
  • 이병국
  • 승인 2021.04.0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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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시장 선거에서 야권후보 찍었다는 '진보' 2030세대

"내 삶은 똑같이 힘들 뿐" 침울함 호소
"세월호 7년째 그대로" 변화 못 느껴
"후보 낸 것 자체가 어불성설" 배신감

"촛불 집회 때는 광화문에, '선택 수사' 검찰 때는 서초동에 있었습니다."
"내 삶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힘들 뿐입니다."
"민주당에 힘 실어주면 세월호 실상이 밝혀질 줄 알았는데 그대로입니다. 더 기다려봤자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민주당이 더 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선거에는 과감하게 야권후보 찍었습니다."

진보 20~30세대는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야권보다 더 잘한 게 무엇인가'를 골똘히 고려했다고 했다.
민주당이 180석을 얻었으면서도 변화된 게 없다고 했다.
사는 것은 똑같이 팍팍하다고 했다.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돌풍을 일으키는데 '공헌'했던 그들 마음이 왜 돌변했을까?
야권 후보를 찍었다는 '진보' 2030세대 13명에게서 속마음을 알아봤다.

민심이 확연히 달라졌다.
특히 2030세대가 '돌변했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크게 요동쳤다.
2030세대 표심이 변화된 이유를 가치에 편견을 두지 않고 '가마니'(가만히) 들어봤다.
그들은 기자를 '진보층'으로 본다. (맞는 말인 듯)
곧잘 기자를 '문빠'(문재인 지지자)라고 불렀다.
학업이나 직장생활 속에서 광화문 촛불집회-서초동 검찰개혁 집회에 참여하는 등 ‘번외활동’을 했었다. (기자에게 인증사진과 직접 촬영한 실시간 현장 동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세월호 진상규명 등 달라진 게 하나도 없잖습니까"하면서는 울먹였다. ('어른답지 않게' 사람들 앉아 있는 식당에서 같이 훌쩍거렸다.)
그들은 한결같이 야권 후보를 찍은 것을 무척 죄송스러워 했다. (왜 내게?)
"진보라고 자부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반대로 행동했습니다"라며 스스로를 '인내심 부족'이라고 자책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건에서 보듯 민주당이 다른 당보다 더 공정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민주당 시장 성추문 때문에 선거를 하게 됐는데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는 해괴한 소리를 하고, 게다가 당헌까지 바꿔가며 후보를 낸 건 무슨 배짱입니까?" (화내는 거니? 그런 거니?)
"코로나19 지원금도 선별하지 말고 보편 지원했으면 합니다. 선별이 곧 차별입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민주당이 더 공정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