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사회도 갑질 심각하다
공무원사회도 갑질 심각하다
  • 이병국
  • 승인 2018.11.29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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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말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휴직·사직
갈등·압박·좌절·무력감에 업무 효율 저하

남자 화장실 가면서 '바퀴의자 밀어 달라’
신입직원 유산 “그 일도 영향 있는데” 참담

특정 직원에만 '콕 찍어서' 엄격한 상급자
공문서 수정 때 “옆에 앉아있어라” 모멸감

‘술자리 동참 하지 않는다’ 투명인간 취급
“맡은 일 열심히 하고 팔자려니 생각” 한탄

공무원사회에도 갑질 문화가 상존하고 있다.

다음은 그 사례 몇 가지.

 

1)동료는 생활갑질

서울 모 구청 직원은 동료 장애인 직원에게 '생활 갑질' 당했다. 입사 초기 그는 배려심에서 해당 직원의 바퀴의자(휠체어)를 몇 차례 밀어줬는데 이후 계속해서 밀어줄 것을 요구 받았다. 심지어 성별이 다른 화장실까지도. 다른 동료 및 상급자는 강 건너 불구경, 본체만체 했다. 그는 임신했다. 기쁨은 잠시, 유산했다. '그 일' 영향도 있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극심한 갈등과 압박감이 여전한데, 최근 인사이동 때 '그'가 다시 옆자리로 왔다.

 

2)상급자 직급갑질

서울 한 세무서에서는 과장이 몇몇 하급 직원을 차별한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업무량 과다 배분 뿐 아니라 동일 사안인데도 특정 직원이 일을 처리하는 경우 공정한 업무절차를 빙자한 차별 기준으로 결재를 미루거나 보완 등을 요구한다는 것. 심지어 다른 기관에 보낼 공문서를 수정하는데 해당 직원에게 "옆에 앉아 대기하라"고 명령하는 등 모멸감을 준다. 해당 직원은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초과 근무 하지만 줄지 않는 업무에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3)집단 따돌림까지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 공무원도 있다. 그가 출근 인사하면 사무실 직원 모두 대응이 없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 했는가 살펴보지만 특별한 것이 없는 듯해서 더욱 괴롭다. 있다면 술 과민반응 때문에 술자리에 가지 않는 것. 아니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술 냄새 식초 냄새만 맡아도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난다. 같은 부서 직원 대부분이 '뭐 그런 게 있어' 하며 믿지 않는 눈치다. 동료는 물론 상급자까지. 휴직이라도 하고 싶은데 생계 때문에 불가하다. 맡은 일에 열중하며 '팔자'려니 한다.

 

4)공익요원의 슬픔

모 교육청 관할 도서관에 근무하는 한 공익요원은 최근 관리자에게 심한 질책을 받았다. 도서관에서 책을 찢는 어린이, 소리 지르며 뛰노는 어린이를 제지한 것에 대해 부모가 민원을 제기했다. 그는 최근 어머니를 여의었고, 얼굴 전체에 원인과 병명을 알 수 없는 뾰루지가 일어 얼굴가리개(마스크)를 하고 다닌다. 이미 한 번 근무처를 옮기게 된 적이 있는 그는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그렇지"하며, 슬프고 아픈 청춘을 보내고 있다.

 

해마다 공무원을 충원하고 특정 야당이나 일부 시민은 공무원 숫자가 과도하다고 주장하지만,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휴직 또는 사직하는 경우가 상당해서 공직사회 불안정과 업무 연속성, 효율성이 낮아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직무에 낯설고, '사람'에 낯선 신규 혹은 연차 낮은 직원이 갑질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공무원 사회 내부 의견이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한 행정학 교수는 "우리나라는 일제 잔재, 왜곡된 서열의식 등으로 불공정한 상명하복(上命下服)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내가 근무하는 국립대학 안에도 이런 갑질 행태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 구성원이 권력과 권위, '틀림'과 '다름'을 구분하지 않거나 못하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는 "조직 내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불공정·불법 관련 '보복 안 받는' 제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아울러 해당자는 반드시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다는 사회문화를 만들어야한다"고 밝혔다.

(※기초 사실관계는 확인했으나 제보자 등에 대한 개인정보 유출 및 피해 가능성 방지를 위해 세부 지역 및 신원을 구체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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