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말도 못 미덥다’ 나도 건강염려증?
‘의사 말도 못 미덥다’ 나도 건강염려증?
  • 시민행동
  • 승인 2018.11.1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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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경식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식은땀 흐르는데 분명 심장병 일거야"
사소한 신체 증세·감각 심각하게 해석
여러 병원 검사 이상 없어도 ‘중병 집착’
‘없는 병도 만들어 낸다’ 강박장애 일종
퇴행질환 나타나는 40~50대 환자 많아
표경식 정신건강의학과(광주 북구 두암동) 원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조선대 의대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개원의로 소임하고 있다.
표경식 정신건강의학과(광주 북구 두암동) 원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조선대 의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개원의로 소임하고 있다.

 

'기침이 나는데 혹시 폐결핵이나 폐암이 아닐까. 식은땀이 흐르는걸 보니 분명 심장병일거야.’

진화론의 찰스 다윈은 헛배부름을 호소하며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불안해했다. 나이팅게일은 1856년 크림전쟁터에서 돌아왔을 때 심장병에 걸렸다고 생각해 돌연사 할까봐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한 날이 많았지만 54년을 더 살아 90세에 영면했다.

건강염려증은 사소한 신체 증세 또는 감각을 심각하게 해석하여 스스로 중병에 걸려 있다고 확신하거나 두려워하고, 여기에 몰두하는 일종의 강박장애다.

표경식 정신건강의학과(광주 북구 두암동) 원장은 "건강염려증 환자는 질병을 앓고 있는 가족이나 친지가 있는 경우가 많고, 대체로 꼼꼼하며 고집이 센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 질환자는 식은땀, 기침, 체한 것 등 가벼운 증세를 너무 확대해석해 악성종양, 심장병 등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것으로 생각하며, 이로 인해 불안해하거나 공포심을 느낀다.

검사결과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스스로 판단해 오진이라고 여기거나 심각한 질병이어서 의사가 자신에게 사실을 숨긴다고 여기기도 한다.

적절한 치료나 보호를 받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이 걸렸다고 믿는 질병이 바뀌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심해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하고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 심각해지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같은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건강염려증으로 진단한다.

환자 자신이 정신 요인에 의한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병원을 찾는 사람 중 4~5%는 건강염려증 환자에 속한다는 통계다. 아픈 곳이 없는데도 병원을 찾는 사람 중에는 실업, 취업난 등 압박감을 신체 불안으로 키워 병을 앓는 경향이 많고, 나이, 결혼 여부, 경제 상태 및 교육수준과는 관계가 없다.

만성 퇴행성 질환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해 건강에 대해 불안해하는 40~50대가 많다.

 

<건강염려증 자가진단법>

다음 문항 중 3~5개 이상 해당하면 건강에 불안을 느끼는 수준이며, 6개 이상이면 건강에 대한 걱정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평소 먹는 영양제가 4가지 이상이다.

-지금 건강검진을 받으면 분명 이상이 나올 것이다.

-평소 감염 같은 문제가 두려워 외출을 자제하는 편이다.

-병이 없다는 의료진의 말을 의심한 적이 있다.

-노화로 인해 아플 걸 생각하면 벌써 걱정되고 우울해진다.

-걸리는 병이나 증상이 수시로 바뀐다.

-건강에 자신이 없다.

-신체 어떤 부분이 오랫동안 아프다.

-건강 관련 책이나 정보를 자주 들여다보는 편이다.

-건강에 좋다는 먹거리를 가려서 먹는 편이다.

 

표 원장은 "건강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가진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건강염려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 질환은 한 명의 의사와 신뢰관계를 쌓아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좋다"며 "카페인이 많이 든 음료를 피하는 등 균형 잡힌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 충분한 수면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건강염려증의 가장 큰 문제는 병의 증상을 잘못 이해하거나 확대 해석, 스스로 만들어낸 공포에 사로잡혀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 것"이라며 "겉으로는 아파 보이지 않고 검사 결과도 정상으로 나오는데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믿기 때문에 증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약물이나 상담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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